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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배척 하나.. 양날의 검 리더십
  • 편집국
  • 등록 2021-02-15 2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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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 앞에 기회가 있었다면 내 앞에는 위기밖에 없었다.”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는’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던 이재명(사진) 경기지사의 상승세가 무섭다. 2022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 1개월 앞둔 상황에서 이 지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 등 경쟁자를 따돌리고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 대출’ 등 3대 기본 시리즈라는 확실한 브랜드를 앞세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이슈를 선도했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다. 하지만 취약한 당내 기반과 2017년 19대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생긴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과의 앙금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재명 대세론이 나오지 않은 이유다. 지나친 대중영합주의 정책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정치 전문가 5인은 이런 이 지사의 리더십 특징으로 △‘인간승리’ 스토리텔링 △추진력과 문제해결능력 △탁월한 정치 감각 △뻔뻔함과 집요함 △포퓰리스트 이미지 등 5가지를 꼽았다.


◇‘인간승리’ 스토리텔링 = ‘비주류’ ‘싸움닭’ 등의 단어는 이 지사를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한다. 일반적인 엘리트 정치인과는 다른 여정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1964년 경북 안동시 가난한 화전민의 5남 4녀 중 일곱째로 태어난 이 지사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장 노동자로 일찍 사회에 발을 들였다. 글러브 공장 프레스기에 왼쪽 팔이 끼는 사고를 당해 6급 장애 판정을 받았고, 작업반장 구타의 영향으로 난청에 시달렸다. 이 지사는 2010년 자서전 ‘고난을 통해 희망을 만든다’에서 “보리 좁쌀 한 줌씩 넣고 밥도 아닌 죽을 끓이던 저녁 무렵 어머니는 저를 낳으셨다”며 “9남매의 일곱째,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머니의 그 지독한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을까”라고 회상한다.


가난한 집안 환경 탓에 중·고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통과해야 했던 이 지사는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받아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선다. 이후 경기 성남시를 기반으로 공공의료원 설립 등 시민운동에 매진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간승리형’ 스토리가 이 지사의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자산이라고 설명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명문고와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졸업한 엘리트 정치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인간미를 이 지사에겐 느낄 수 있다”며 “정책을 개발하는 데도 어린 시절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득한 경험은 엄청난 힘”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다형’ 추진력과 해법 제시 =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이 지사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겠구나’라는 신뢰를 유권자에게 준다”며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고 이는 보는 사람이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와 이 지사의 신경전이 펼쳐졌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대표적이다. 전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이 지사 방침에 민주당 지도부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 지급 시점을 조절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이 지사는 지도부 뜻에 따르면서도 보편 지급을 반대하는 목소리엔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결국 지난 1일부터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종교시설을 강제 폐쇄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발표하는 등 재빠른 대처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3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체포해 검체를 채취하겠다며 직접 경기 가평군 연수원을 방문한 일은 이 지사의 직선적인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탁월한 정치 감각 =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 지사 평가를 요청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은 “동물적인 정치적 감각은 타고났다”라는 말이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어떤 사안이 정치적 쟁점이 되겠다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면 이미 이 지사가 언급한 경우를 수차례 경험했다”며 “자신의 선명성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SNS를 통해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며 논쟁거리를 만든다. 기본소득 논쟁이 대표적이다. 이 지사는 지난 7일 “사대주의 열패의식에서 벗어나 미리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하면 문화·사회·경제·정치 모든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기본소득 불가론을 맞받아쳤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알래스카 빼고 하는 곳이 없으며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그러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 “지도자에겐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이 지사를 겨냥하고 나서는 등 차기 대선 주자 간 신경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법률가로서의 지식과 행정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정당 소속이라도 공격할 땐 하는 게 이 지사”라며 “중앙 정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위기는 뻔뻔할 정도로 ‘정면돌파’ = 야권에서 이 지사를 공격할 때 종종 꺼내 드는 카드는 바로 복잡한 가정사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방해행사)로 기소됐다. 2018년 경기지사 후보 TV토론에서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가 “형님을 보건소장을 통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느냐”고 묻자 “그런 일 없다”고 말한 데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도 적용됐지만, 지난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선 일명 ‘형수 막말’ 파문도 일었다. 이 지사는 “어머니에 대한 형님의 패륜 폭언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며 논란이 거론될 때마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전문가들은 논란을 숨기기보다 드러내놓고 대중이 판단하게끔 하는 이 지사의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율 교수는 “일반적인 정치인이었다면 진즉 포기하고 정치판을 떠났을 법한 사건들을 이 지사는 정면으로 돌파했다”며 “아무리 때려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야말로 이 지사의 진짜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 ‘포퓰리스트’라는 불안감 = 대세론 속에서도 당내 정치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은 이 지사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특히 차기 대선 경선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 친문 지지층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생긴 친문 지지층과의 앙금을 정리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이 지사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오버’하면 망가진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준한 교수는 “대선으로 향하기 위해선 지지기반이 넓어야 유리하다”며 “시장이나 도지사로서가 아닌 국정 전반을 이끌만한 스타일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나친 대중영합주의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내 편 네 편’을 나눠 정치적 동력으로 삼다 보니 국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정감은 이 대표 등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며 “도정과 국정은 달라서 즉흥적인 스타일이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집국 사회부 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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