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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 경선 연기, 이재명 걷어 치우기인가?
  • 편집국
  • 등록 2021-02-17 00: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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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헌개정 강행에 의구심 가득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돌연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론’이 흘러 나왔다. 일부 언론이 이를 기사화하자 지도부가 이를 정면 부인하는 등 묘한 소동을 빚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주자 지지율 ‘마의 30% 벽’에 근접하며 독주하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그룹의 이 지사에 대한 경계심이 대선 경선 룰을 고리로 일부 표출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최종 선출일을 현행 180일 전 보다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략 두 달(60일)가량 미루 것으로 이 경우 최종 후보 확정은 오는 9월 초에서 11월 초로 늦춰지게 된다. 대선은 내년 3월 예정돼 있다.


명분은 맞수인 국민의힘이 당헌에 최종 후보 선출을 120일 전으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찍 후보를 확정해 검증의 포화에 노출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헌을 개정하거나 전당원 투표에 부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도부는 경선 연기론은 논의된 바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 한 번도 그런 논의를 지도부 등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한 바 없다. 소설일 수 있다”고 일축했다.


당 차원에서도 재차 입장문을 내어 “관련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내에서 논의된 바도, 검토된 바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통상 대선후보 경선을 늦추는 것은 ‘외곽’의 유력 주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차원에서 고려된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안철수 당시 후보의 입당을 종용하며 180일 전이던 후보 확정을 80일로 늦춘 바 있다.


이번의 경우 정세균 국무총리,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현직 국무위원으로 운신의 폭이 좁은 잠룡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다. 친문 적자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판결 기사회생 가능성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1위 주자에 대한 견제 성격도 강하다.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비박계 주자들을 중심으로 후보 확정을 120일 전으로 늦추자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대선 경선 연기론에 이재명 지사 측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1위 주자 입장에선 현재의 구도에 변수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뿐더러, 연기론이 결국 이 지사를 겨냥한 의도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반년 전에 후보를 결정하는 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전열을 정비해 일체감을 갖자는 의도다. 6개월이란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면서 “지금 와서 특정인의 유불리를 따져서 미루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다른 이 지사 측 관계자도 “대선 경선 룰은 당연히 정해진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며 “경선은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고 당과 모든 것을 협의해 다 진행될 테니 어느 일방의 주장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 시점에서 대선 경선룰 변경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민주당 당헌 제88조는 대선 후보 선출일을 ‘선거일 전 180일’로 규정하면서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었다.


당헌 개정 없이도 당무위 의결로 선거일을 달리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상당한 사유’는 대선 경선을 도저히 치를 수 없는 경우를 뜻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박광온 사무총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선주자간 이해관계가 다 있는 상황에서 룰 변경은 될 수 없다. 불가능한 일”이라며 “당헌의 단서조항은 불가항력적 상황을 전제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휘발성이 큰 대선 룰 변경이 논의 주제가 돼선 안 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전 이해찬 지도부에서도 대선 후보 선출을 100일로 늦추자는 의견이 검토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한달 남짓 임기를 남긴 지도부가 대선 룰을 건드리기는 어렵다는 부담 탓이다.


당시 연기론을 검토했던 민주당 관계자는 “최종 후보 확정 후 기간이 180일이면 너무 선거 캠페인 기간이 길고 후보의 상처가 커서 줄여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원안 대로 하자는 대선 주자들 측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친문 주류의 견제 심리가 대선 경선룰을 명분으로 이번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관측이 많다.


친문 그룹은 지난해 말 민주주의4.0 싱크탱크를 구성하는 등 세력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잇단 제3후보론과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둘러싼 다른 잠룡들의 공격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정가의 판단이다. 당내 최대 세력이면서도 눈에 쏙 드는 대선주자가 없는 친문 그룹이 선두 주자이면서도 비주류인 이 지사에게 날리는 견제구라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도 이재명 지사에 대한 당내 주류의 의구심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라면서 “당내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이 지사의 딜레마이자 숙제”라고 짚었다.


일각에선 다가오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친문과 이 지사간 줄다리기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숱한 악재에도 아직 견조하고 민주당 지지율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기에 친문 그룹의 ‘제3후보’ 탐색이 동력을 얻고 있지만, 보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류의 당 장악력이 급속도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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