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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위하여 - 한강의기적이란
  • 기사등록 2013-03-16 22:44:03
  • 기사수정 2013-03-16 22: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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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국토 전체가 황폐화되어 다른 나라의 원조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세계 최대의 빈곤국 중 하나였습니다. 6·25전쟁을 총지휘했던 미국 맥아더 장군이 전쟁 직후 “100년쯤 지나야 이 나라 경제가 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니 당시의 암담한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외국의 원조로 가까스로 생존한 한국이 서서히 경제활동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뤄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962년 87달러에서 1979년 1693달러로 20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국내총생산(GDP)은 23억 달러에서 640억 달러로 무려 28배로 성장하였습니다.

한강의 기적은 바로 1960, 70년대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용어입니다. 혹자는 한강의 기적을 6·25전쟁 이후부터 1998년 외환위기 전 또는 현재까지로 확대 해석하기도 합니다. 2011년 현재 GDP는 1조1164억 달러로 반세기 만에 480배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입니다.

한강의 기적은 원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경제부흥을 지칭하는 ‘라인 강의 기적’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전쟁에서 패한 독일은 전체 가옥의 40%가 파괴돼 1000만 명이나 되는 난민이 발생했고, 국민의 60%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히틀러 시대의 통제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등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 수출 주도형 성장전략이 ‘뼈대’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 한강의 기적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주력 수출품이었던 자동차나 가전 등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제품 경쟁력이 낮았음에도 어떻게 수출이 가능했는지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주장한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을 통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고전적 무역이론에서는 무역이 발생하려면 비교우위가 있어야 하지만 신무역이론에서는 비교우위가 없더라도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들의 선호의 차이로 제품 차별화가 가능해 무역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무역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면 비용과 가격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어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자원은 부족한 반면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은 상대적으로 풍부했던 한국이 중간재를 수입해서 조립·가공해 수출하는 가공무역 방식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선택했던 것은 당시로선 불가피했습니다. 이런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은 결국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뼈대가 됐습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들의 경험을 모방했고, 이는 따라잡기(Catch-up) 전략과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기술도 거의 없었던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화학 등이 오늘날 주력산업으로 우뚝 서게 된 것도 이런 과정을 거친 덕분입니다.


○ 기업가정신이 ‘근육’

전략만으론 부족했을 겁니다. 자원의 현실적 제약을 무릅쓰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업가정신이 없었다면 말입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영국 런던 금융가에 가서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이밀며 “우리나라는 영국보다 300년 앞선 1500년대에 이미 이런 철갑선을 만들었다”는 말로 설득해 차관 도입에 성공했습니다. 이 돈으로 황폐한 땅에 조선소를 세우고 배를 건조해 오늘날 현대중공업의 기초를 닦은 일은 매우 유명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기업가정신을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경제가 인간의 합리적, 이성적 판단과 경제적 동기에 의해서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개인적 판단 및 본능과 같은 비경제적 본성에 의해서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려면

이경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한강의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나라와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고, 피땀 흘려 일한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있었던 덕분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그분들처럼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청년층의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며, 성장의 과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시대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는 지난 반세기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압축성장의 이면에 나타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또 개인과 개인 사이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부작용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성장을 멈추고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고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기적의 주인공은 중소기업과 2030세대입니다.

이경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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